화문(花紋)
1983년/1190×510(mm)
꽃은 자연의 신비로움이 담긴 창조물 중 하나다. 꽃 화, 무늬 문 자를 사용하는 ‘화문(花紋)’은 꽃이 피어나는 순간의 모습들을 거대한 완초로 표현하였다. 다섯 개의 큰 봉우리들이 각각 상하좌우 그리고 가운데에 위치하여 거대한 공간을 가득 채웠다. 어지러이 분개하는 꽃잎들을 보노라면 눈앞 가득 뿜어내는 생명의 기운과 아름답게 피어나는 자연의 신비가 느껴진다.
완초의 평면작품 제작방법에는 화문석 엮기와 같이 날실이 표면에 드러나게 엮는 노경소직 기법과 날실이 나오지 않게 엮는 은경밀직 기법이 있다.
본 작품에서는 노경소직(날줄이 겉으로 드러나 보이며 성글게 짜인 기법) 상에 스크린 날염기법을 적용하여 표현한 작품이다. 평면의 완초에 최초로 날염기법을 사용하여 표현한 작품으로 세계 최초의 날염 화문석이다. 적용된 날염의 염료도 세계 최초로 개발되었으며, 왕골이 가지고 있는 재료적 특성으로 인해 표면의 투과성, 흡착성 등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개발된 작가의 염료를 통해 제작된 것이다. 나아가 작가의 이러한 거듭된 시행착오는 추후 다음 작품을 제작하는 데에 작가만의 좋은 재료이자 자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