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기(紙器)
1977년/ 340×340×55,250×250×55,190×190×50,150×150×40(mm)
이 작품은 전지공예의 기본 재료인 색지를 활용해 표면장식을 한 팔각 접시형 그릇이다. 전지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는 악귀를 쫓아내고 복을 부른다는 의미에서 주로 붉은색 종이를 많이 사용한다는 것이다. 또한, 전지는 ‘천 번을 도려도 떨어지면 안 되고, 만 번을 오려도 끊어지면 안 된다.'(千刻不落,萬剪不斷)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모든 형상이 연결됨을 중요히 여겼다. 이처럼 전지공예에서는 시각적인 요소를 통해 드러나는 우리 선조들의 장수, 복을 기원하는 마음과 생활과 관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조형물들은 순박하고 정직하며 온화한 기품을 지니고 있으며, 실제 표현의 측면에서도 따뜻한 정감이 배어있어 선조들의 호흡이 느껴지는 듯하다. 원형의 백골은 색지 공예품으로, 두꺼운 종이를 겹쳐 접착시킨 다음 청, 홍, 황, 녹, 흑색 등 오색종이로 두꺼운 종이 겉면을 감싼 후 사면을 대칭적으로 분할하여 색 면이 중복되지 않게 하였다. 덧붙여 작가만의 독특하고 차분한 지공예의 오색 빛깔과 팔각 형태의 그릇이 조화롭게 잘 어우러져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아름다움과 미의 우아한 맛과 멋을 드러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