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화(情花)
1987년/760×760{mm)
사각의 공간이 세 송이의 꽃으로 가득 차 있다. 본 작품은 자연에서 얻어진 영상을 미적인 형태로 바꾸어 놓는 과정으로 형태와 표현조직을 균형 있게 조화시키면서 구조와 질감을 동시에 표현하였다.
특히 섬세한 조직과 온화한 재질감으로 한국적인 이미지를 잘 표현해 주고 있다. 화면을 균등하게 나누어 구성하기보다는 화면 상단에는 커다란 꽃송이를 배치하고 하단에는 가느다란 줄기를 배치하여 화면 자체에 여백을 두어 한국의 미를 더욱 뚜렷하게 보여주었다.
완초(完草:왕골)라는 소재가 회화적 표현에 있어서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매우 대범하고 독특한 구성을 시도하였다.
화율의 주제적 동기와 같은 맥락을 지닌 작품으로, 화사한 꽃이 고혹하게 새겨진 화문석에 앉아있으면 향기로운 꽃밭에 앉아있는 듯 꽃의 향취에 흠뻑 취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