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實)
1972년/310×500(mm)
이 작품에서 남상교는 염색기법에 새로운 시도를 하려 한다. 매번 같은 것만 하는 것은 재미없지 않은가? 이 작품은 앞서 다양한 염색실험을 통해 창작한 초기의 작품이지만 모든 제작기법을 최종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며, 작가만의 고유 기법을 최종적으로 마무리한 작품이다. 이 작품으로 남상교만의 염색공정이 완성되는 단계의 실험적 작품이 되었다. 새로운 실험적 작품인 것이다.
이 작품은 견직과 인달아호, 가발염료, 데크로전을 사용하여 묘화와 발염 기법으로 표현되었다. 그리고 가발성 염료와 불발성 염료를 사용하였다. 그리고 계획된 밑그림에 따라 호묘화염을 시도하였다. 최종적으로 착색 반발염 기법을 적용하였다. 크랙의 효과를 주기 위하여 실크스크린(silk screen) 기법을 사용하였다. 기존에 파라핀 염을 이용한 크랙의 처리를 실크스크린으로 처리한 것이다. 그리고 반복적인 실크스크린 처리를 통해 최종적인 후처리 가공을 마무리하여, 작품의 완성도를 높혔다.
이 작품의 기본적인 컨셉은 하나의 열매가 영글고 여물어 구실을 갖추었을 때는 보이는 것, 보이지 않는 것들이 무수히 얽히고설키면서 결실의 빛을 발하게 된다. 사계절 열매의 바구니 중 한 바구니는 빛의 열매의 나그네 역이다. 한 나그네가 쳐놓은 가시덩굴이 다른 바구니의 빛을 때로 덮어 바구니 속 결실의 빛을 흐리게 한다. 추운 가시넝쿨만 제치면 네 바구니가 같이 빛을 볼 수 있을 텐데라는 아쉬움을 가지면서 창작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