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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설립 후 그는 미술관 실무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고 자신의 두 아들에게 운영의 책임을 맡기며, 영향력 있는 세력으로 배후에서 저 바다에 서 있는 등대와 같이 미술관 운영의 방향성을 밝히고, 또한 실무진의 여러 다양한 생각이나 계획들의 갈등과 충돌을 조정하고 정리하는 그야말로 조화와 균형을 잘 잡아 상원미술관이라는 배가 순항할 수 있게 하는 보다 큰 역할과 책임에 충실하였다. 상원의 두 아들과 두 며느리, 그리고 상원 내외가 한 가족으로 똘똘 뭉쳐 기본적으로 열악하고 쉽지 않은 사립 미술관의 운영을 벌써 20년째 하고 있다고 보면, 상원미술관은 가족의 단합된 힘으로 운영되는 미술관이라 하겠다.
미술관 운영의 방향성은 미술관 설립 취지에서 잘 읽혀지는데, 그것은 공예의 진흥과 발전, 특히 사라져가는 민속공예의 발전적 계승을 도모하는 것이다. 섬유, 금속, 도자, 목(칠) 공예 등 우리의 현대공예가 창조적 조형성의 결여 등 그 독자적인 예술적 활력을 잃은 채 패션, 쥬얼리, 생활자기, 생활가구 등 산업적 공예(디자인)로 편중되고 변모되어 그 성장과 발전의 불균형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러, 평생 공예 예술가로 살아왔던 그로서는 안타까움의 토로를 넘어 무겁고 무한한 책무감을 느꼈을 것이다.
한편 전통 공예는 더욱 심각하고, 심란한 상황으로 사라져가는 민속공예가 한둘이 아닐 뿐더러 국가적 대책과 민간의 노력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전승의 맥(脈)만 국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장인들에 의해 간신히 유지되며 전반적으로 거의 소멸되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적 예술(창작) 공예든, 전통 공예든, 이제 우리의 공예는 벼랑 끝 위기에 직면하여 그야말로 심정적으로는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아야 되는 현실이 되어버린 것이다. 상원미술관의 설립은 이런 우리 공예의 현실적 문제 상황에 대한 일종의 해답이며, 그래서 우리 공예의 “진흥과 발전” 내지는 “발전적 계승”은 상원 남상교에게는 사명감을 바탕으로 하는 미술관 운영의 목표가 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우리 공예의 “진흥과 발전”, “발전적 계승”에 대한 그의 비전의 요체는 공예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다. 과거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공예는 우리의 삶 속에서, 또는 우리의 삶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었다. 과거 많은 공예품들이 일상 용품으로서의 용기(用器)였고, 가령 왕골공예와 같은 경우 화문석은 생활용품이었다. 이를테면 삶이 공예이고, 공예가 바로 우리의 삶이었던 것이다. 과연 우리의 삶을 위한다는 것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우리의 일상적 삶을 위한 공예로 충분한가? 상원은 이런 의문으로부터 출발하여 당면 과제에 대한 해법을 찾아 나아간다. 그는 우리의 삶을 위한 공예이면서 현 시대사회적 여건과 가치에 부합하는 공예에 대해 생각한다.
주지하다시피 공예에서는 미(美)와 함께 또 하나의 가치 중심축이 바로 용(用), ‘쓰임’이다. 쓰임의 ‘주체’와 ‘방식’에서 볼 때 왕골공예, 한지공예 등 과거 우리의 전통 민속공예품들은 그야말로 ‘나’의 ‘일상생활용품’이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사회적 여건이 바뀌는데 여전히 디자인 개발, 판로 확보, 그리고 이에 따른 소득 증대로 상황의 전환을 모색하는 게 현 시대와 사회에 어울리는 해법인가.
그리고 사람들이 중하다고 여기는 가치도 시대사회적 환경에 따라 변모하게 마련이다. 그러니 지배적 가치에 반하여 앞서 말한 위기의 현대 창작 공예의 산업적 공예와의 극심한 성장 불균형을 그야말로 동반 성장으로 이끌 묘수를 찾아 애쓰는 것만이 정답이겠는가. 그런 방법을 찾아내면 물론 다행이겠으나 아무튼 전통 공예든, 현대 예술 공예든, ‘쓰임’의 주체와 방식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통해서 자체적인 진흥과 발전을 모색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말하자면 ‘나’의 일상적 삶을 위한 도구 내지는 ‘자기’ 만족의 수단에서 ‘함께’ 나누고 누리는 공유물로 공예품이 쓰이는 방식이랄까, 이것이 상원의 말하는 공예의 쓰임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다.
공예품과 이를 활용하는 전시, 교육 등을 통해 현 시대사회적 가치 가운데 하나인 ‘함께 나누고 누리는’ 열린 공간의 장(場) 속에서 사람들로 하여금 즐거움, 감동, 더 나아가 마음의 치유, 힐링에 까지 이를 수 있도록 공예의 역할이 이루어진다는 것, 이것이 상원 남상교가 제시하는 우리 공예의 진흥과 발전 및 발전적 계승의 청사진이며, 공예 전문 미술관의 존립 근거이자. 상원미술관 설립의 근본 이유인 것이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공예의 쓰임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바로 그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목표 달성을 위한 여러 가지 다양한 시도들이 지난 20년 간 활발하게 전개되어 왔다. 다만 지면의 여건 상 상원 남상교와 관계되는 일부 대표적인 전시와 교육 등을 나열하여 기본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공예의 진흥과 발전을 위한 그의 노력을 대신하고자 한다.
한국 텍스타일의 지난 반세기를 되돌아보며 또한 한국 텍스타일의 발전을 위하여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기획된 것이다. 이번 전시는 원로 작가로부터 신진 작가에 이르기까지 한국 텍스타일 대표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 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흔하지 않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 현대도예의 어제를 조명하고, 내일을 전망하고자 하였다. “흙의 숨결, 지난 반세기의 노정”에서는 1세대 작가들의 지난 조형적 탐구와 작업의 변화, 발전 과정에 주목함으로써 한국 현대도예의 역사를 회고해 보았다. ‘한국 현대도예의 희망과 미래’에서는 도전과 실험 정신으로 무장한 중견 및 신진 작가들의 작품 컨셉과 작품 세계를 통해서 한국 현대도예의 미래 비전을 모색해 보고자 하였다.
이번 전시는 회고전(回顧展)과 주제전(主題展)으로 구성되어 한국 현대 금속공예의 개척과 도약의 시기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 중심에서 큰 흐름을 주도하고 견인해 왔던 그야말로 한국 현대 금속공예의 지난 반세기 역사의 주역이자 증인인 11인의 원로 및 중진 작가들의 지난 세월의 족적(足跡)을 집중 조명하였다.
점자 표시 등 장애인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 확대를 위한 편의 제공과 함께 선조들의 맵시와 지혜의 소산을 예술로 승화시킨 한국의 대표적인 원로 공예 작가들 및 무형문화재 공예인들의 작품과 디지털 디자인, 유비쿼터스 등의 시대적 산물을 우리의 정서에 맞게 승화시킨 한국의 디지털 일러스트레이션 작가들의 작품이 소개된다.
“풀의 미학, 완초공예 展”은 현재 그야말로 고사(枯死) 위기에 처해 있는 완초공예의 꺼져 가는 불씨를 살려 내는 계기를 마련하고, 동시에 완초공예의 진흥과 활성화를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자 하는 바람에서 기획된 것이다.
상원 남상교 님의 박공예 전으로 이미 발표된 작품들도 있으나 미 발표작 및 신작이 다수 포함되어 총 30여 작품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물론 개인전이기도 하지만, 더 나아가 민속공예 부활 프로젝트 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만큼 민속공예에 대한 상원미술관 차원의 관심과 연구 성과를 현시(顯示)하고, 또한 세상 사람들로부터 그 답(答)을 들어보려는 의미도 있는 것이다.
참여자들이 왕골을 재료로 노엮기 방법으로 직접 전통적 왕골 공예품 제작의 기초를 체험해 봄으로써 왕골공예에 대한 이해에 접근해 보는 프로그램이다. 체험 후 상원미술관의 왕골공예 소장품을 통해 작가의 재료 표현방식이나 작업 기법 등도 감상해 본다.
염색공예의 표현기법을 체험해 봄으로써 재미와 함께 염색의 기본 원리를 이해해 보는 공예체험 프로그램이다. 염색공예의 대표격인 홀치기염을 이용하여 티셔츠에 무늬를 연출해 봄으로써 홀치기염 특유의 우연의 효과에 의한 무늬 연출의 매력에 빠져 본다.
닥죽과 틀을 이용하여 직접 한지를 떠 보고, 색한지, 압화 등을 이용하여 닥종이를 꾸며 액자시계를 만들어 봄으로써 우리의 전통 공예가 실생활에서 얼마나 다양하고 실용적으로 쓰일 수 있는 지 체험해 보는 프로그램이다. 지장, 지승 등 한지공예의 기법도 배워 본다.
완초공예 / 2006, 박공예 / 2007
사라져가는 민속공예의 발전적 계승을 위한 연구와 실험 등 전방위적인 노력의 과정에서 기존에 수집되고 생성된 자료로 제작되었다.Sangwon Museum of Art – Imageroot UX © 2022. All Rights Reserved